이란이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이 해협 안보를 위한 연합 함대 파병 요청을 거부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독일은 미국이 요청한 호르무즈 해협 해군 임무 참여를 거부했다. 이란은 최근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며 분쟁 이전 전 세계 원유 수출량의 20%를 차지하던 이곳의 통행을 막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에 파병을 요청한 것은 미 해군 단독으로는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FT의 기드온 라크먼 수석 외교 해설가는 동맹국들이 이번 임무를 "성공이 보장되지 않으면서도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한 매우 위험한 작전"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동맹국과 상의 없이 내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른 부담을 지고 싶어하지 않는 분위기도 강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태는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에너지 안보를 시험대에 올렸다. 중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3분의 1, 가스 수입의 4분의 1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고 있다.

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의 원유 비축량이 현재 11억~14억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중국의 전체 원유 수입량을 기준으로 약 110일에서 120일간 버틸 수 있는 규모다.

이는 분쟁 직전 미국 전략비축유(SPR) 규모인 4억배럴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자원 비축 예산을 꾸준히 늘려왔으며, 이는 베이징의 전략적 사고 변화를 반영한다고 FT는 분석했다.

에드워드 화이트 FT 중국 특파원은 "분쟁 기간과 상관없이 중국은 에너지 안보를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가스 도입을 확대하고 국내 탐사 및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