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달 말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관세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카메룬에서 열리는 제14차 WTO 각료회의(MC14)에서 '전자상거래에 대한 관세 부과 유예(모라토리엄)' 조치를 영구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모라토리엄은 디지털 상거래 초기였던 1998년 처음 도입된 이후 2년마다 연장돼 왔다. 이는 온라인 구매, 소셜 미디어, 데이터 전송 등 국경을 넘는 전자 전송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한다.
조셉 바룬 WTO 주재 미국 대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WTO가 행동에 나서 전자상거래 모라토리엄을 영구화할 때"라며 "기업들은 디지털 무역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안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현재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싱가포르 등 22개국을 공동 제안국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최근 인도네시아도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일부 개발도상국은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세수 감소,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 확대, 데이터 주권 문제 등을 우려하며 국내 정책 선택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WTO는 2024년 디지털 서비스 수출액이 4조8000억달러(약 6912조원)에 달했으며, 이 중 약 70%를 유럽과 북미 기업이 차지했다고 추산했다.
영구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상공회의소(ICC)의 앤드루 윌슨 정책 담당 사무차장은 "미국의 영구 금지 제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며 "통상적인 2년 연장 대신 4년 연장으로 타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라토리엄 연장 여부는 인도의 입장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인도는 현재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인도는 디지털 관세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