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지난 30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음에도 주식 시장은 투자자들에게 실망스러운 수익률을 안겨줬으며, 그 원인은 대규모 '주식 희석'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흥시장 리서치 회사 EM 어드바이저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달러 기준으로 27배 성장했으나, 주가 상승률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중국 기업들의 이익 창출 능력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2002년 이후 상장사들의 전체 순이익은 연평균 14%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러한 차이는 발행 주식 수가 크게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 같은 일반적인 주식 수 증가 외에, 중국 시장 특유의 '보이지 않는 희석'이 투자자 수익률을 갉아먹은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이지 않는 희석'이란 기존에 거래가 불가능했던 비상장 주식을 거래 가능한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내부적으로 신주를 발행해 현금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잠재적 희석으로 인한 시가총액 증가분이 IPO와 유상증자를 합친 것보다 더 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대규모 희석은 주로 증시가 과열 양상을 보일 때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실제로 중국 증시가 4배 급등했던 2007년 한 해 동안, 상하이와 선전 증시 전체 시가총액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이 희석된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이러한 형태의 주식 희석이 최근에는 크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다만 다음 강세장이 도래했을 때 같은 패턴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