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이유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연기를 요청했다. 이는 미중 관계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하는 동시에, 중국에게는 상황을 재정비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사 작전을 직접 감독하기 위해 워싱턴에 머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말로 예정됐던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약 한 달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에 협력해야 방중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중국은 이번 회담 연기를 좌절보다는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다. 중국 지도부는 미국의 정상회담 준비가 미흡하다고 여겨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기로 이란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외교적 파장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중국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기 제안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양국이 정상회담에 대해 소통하고 있으며, 정상 외교는 대체 불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은 이번 사태가 미중 경제 대화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병참 문제'로 설명하며, 파리에서 열린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매우 좋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양국 관계의 불안정성을 지적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은 "이번 사태는 지난해 10월 맺은 휴전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반면 상하이 푸단대 우신보 미국연구센터 소장은 "중국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안에 다시 집중할 수 있을 때 정상회담을 준비할 시간을 더 갖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이란 사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망과 미국의 공습을 비판하면서도, 이란의 걸프 지역 비군사 목표물 공격 역시 비난하며 사우디아라비아 등과의 관계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