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태국에서 연료 부족 사태가 심화하면서 불교식 장례 절차인 화장(火葬)마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방콕에서 동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차층사오주의 한 사원은 경유 부족으로 화장 서비스를 중단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 사원의 주지승은 "50여년 만에 이런 일은 처음 본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사원이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해당 사원인 '왓 사만 라타나람'에는 현재 약 200리터의 경유만 남아있다. 이는 주간 평균치인 2건의 화장을 치르기에도 빠듯한 실정이다. 방콕 인근 무료 화장 시설과 북동부 나콘파놈 등 태국 전역의 다른 사원들에서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불교 관습에서 화장은 며칠간의 기도 끝에 치러지는 중요한 의식이다. 대부분 화장터는 경유를 연료로 사용한다.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으로 중동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연료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태국 당국은 약 3개월치 수요에 해당하는 충분한 공급량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유소 앞에 길게 늘어선 줄과 배급제 실시는 당국의 발표와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실제로 태국 에너지부가 지난 15~16일 주유소 약 1500곳을 조사한 결과, 약 10%가 연료 부족으로 문을 닫았다. 또한 거의 70%는 특정 유종의 재고가 부족하거나 고갈됐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