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필리핀 중앙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프레더릭 고 필리핀 재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통화위원회가 다음 회의에서 긴축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통화위원인 고 장관이 언급한 다음 통화정책회의는 4월 23일 열린다.

이번 발언은 필리핀 중앙은행(BSP)이 지난 2월 경기 회복 지원을 위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한 지 한 달여 만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통화정책의 '급격한 선회'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긴축 전환 논의는 중동 분쟁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란이 페르시아만 일대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고 장관은 중동 분쟁이 단기적인 사건에 그칠 경우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10bp 미만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GDP 성장에 더 뚜렷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가 상승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필리핀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페소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페소화는 전날 달러당 60페소에 근접하며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으나, 이날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소폭 반등했다.

고 장관은 페소화 약세에 대해 "움직임이 급격하지 않고 순조롭다면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엘리 레몰로나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르면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 목표치인 2~4%를 넘어설 수 있어 긴축 정책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필리핀의 2월 물가상승률은 2.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