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우크라이나 의회의 입법 지연으로 약 11조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리실라 토파노 IMF 우크라이나 상주대표는 전날 인터뷰에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승인된 81억달러(약 11조6600억원) 규모의 4개년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추가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달 말까지 기업과 가계에 대한 증세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해당 법안에는 간이과세자에 대한 부가가치세(VAT) 부과, 해외 소포 과세 기준 하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전쟁 5년 차에 접어들며 국민적 반감이 큰 증세 조치에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법안 처리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이미 15억달러를 지원받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법안 처리에 비협조적인 의원들을 향해 사실상 징집 위협까지 하며 압박에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주말 기자들에게 "의원들이 전선에 갈 수 있도록 동원법 개정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에서 국가에 봉사하지 않는다면 최전선에서 봉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장악력이 약화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의 재정난은 가중되고 있다. 최근 헝가리와 슬로바키아가 석유 공급 문제를 이유로 900억유로(약 135조원) 규모의 유럽연합(EU) 대출안을 거부하면서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겼다.
안드리 피시니 우크라이나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최악의 경우 중앙은행이 재무부에 직접 대출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IMF 실사단은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해 오는 18일부터 우크라이나 의원들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