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자동차 번호판 인식 기술이 미국 내 이민 단속에 활용되면서, 해당 기술을 제공하는 업체와의 계약을 취소하는 도시가 속출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투자를 받은 '플록 세이프티'(Flock Safety)가 개발한 이 기술은 사생활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기술이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연방 기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도움을 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거센 반발 속에 지난 6개월간 38곳을 포함해 20개 주 53개 도시가 플록의 카메라 설치를 거부하거나 기존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달에는 아마존의 스마트 초인종 자회사 '링'(Ring)이 플록과의 파트너십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플록 측은 ICE와 직접적인 계약은 없으며, 카메라 데이터 접근 권한은 고객인 각 지방정부가 결정한다고 해명했다. 댄 헤일리 플록 최고법률책임자는 FT에 "우리 기술과 관련 없는 문제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좌절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자프런티어재단(EFF) 등 사생활 보호 단체들은 이 기술이 "전례 없는 국내 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플록의 기술 도입을 막는 것이 연방정부의 과도한 감시에 저항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법 집행 기관 관계자들은 이 기술을 옹호한다. 플록의 기술을 초기에 도입한 조지아주 던우디시의 전 경찰서장 빌리 그로건은 "수백 건의 미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던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법 집행 및 공공 안전 기술 분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캐피털 투자는 17억9000만달러(약 2조5776억원)로, 2024년 5억5200만달러에서 급증했다.

플록은 지난해 연간 반복 매출이 3억달러(약 4320억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총기 발사 탐지 장치, 드론 등으로 기술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