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이 이란의 봉쇄로 마비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안전은 군함 호위로도 100% 보장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군사적 지원은 "장기적이거나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위험을 줄일 수는 있지만,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상선과 선원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발발로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된 가운데 나왔다. 이란은 교전 시작 이후 걸프 해역에서 최소 18척의 선박을 공격했으며, 최고 지도자는 해협을 '폐쇄'한다고 선언했다.

세계 원유 교역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이 해협의 봉쇄로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원유 수송 재개를 위해 상업용 선박에 군함 호위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FT에 유럽 동맹국과 중국이 호위 작전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각각 나토(NATO)의 "매우 나쁜 미래"와 미중 정상회담 연기를 위협하기도 했다.

도밍게스 사무총장은 해협의 지리적 특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은 33km에 불과하며, 실제 선박이 오가는 항로의 폭은 약 4km에 그친다. 이란 쪽 해안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기습 공격에 유리한 지형이다.

그는 "우리는 해운과 무관한 분쟁의 부수적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걸프만에 발이 묶인 선박들의 식량과 보급품이 고갈될 수 있다는 점에도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IMO는 지원이 가장 시급한 선박을 파악하기 위해 각 선사에 선내 보급품 정보를 수집하도록 요청했다.

IMO는 이번 주 수요일과 목요일 이틀간 특별이사회를 열어 걸프 지역 선주들의 운영상 위험과 분쟁 완화 촉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해협을 통과한 화물선과 유조선은 47척에 불과했다.

도밍게스 사무총장은 "상황이 완화되기 전까지 선주나 선박 운영사들이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 된다"며 "항해하지 말고 선원과 선박을 위험에 빠뜨리지 말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