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국부펀드에 대한 세금 규정 개편안을 두고 기존 투자에는 새 규정을 적용하지 않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재무부 대변인은 "최소한 기존 투자와 투자 구조는 새 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모든 경우에 전환 구제책이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미 국세청(IRS)이 제안한 세법 개정안에 대한 주요 국부펀드들의 반발에 따른 조치다.

개정안은 외국 정부 및 국부펀드 등이 비과세 혜택을 받는 '투자 활동'과 과세 대상인 '상업 활동'의 정의를 재정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업 활동의 범위를 넓혀 일부 투자 활동에도 세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는 "미국에 대한 신규 투자를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00억달러 이상을 미국에 투자 중인 무바달라는 기존 투자에 대해서도 불리한 세금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약 5800억달러(약 835조원)를 운용하는 카타르 투자청(QIA) 역시 "미국 기업과 인프라에 대한 외국 정부의 투자를 실질적으로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뉴질랜드 국부펀드도 부채 투자와 관련한 계획에 우려를 나타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부펀드가 기업에 직접 대출하거나 부실 채권 구조조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경우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의결권이나 경제적 통제권이 없어도 특정 투자자 권리를 보유하면 '통제'로 간주돼 사모펀드 지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컨설팅업체 글로벌SWF에 따르면 지난해 국부펀드 등 국영 투자자들의 미국 내 직접 사모펀드 투자액은 730억달러로 세 배 이상 급증했다. 법무법인 그린버그 트라우리그의 바박 니크라베시 파트너는 FT에 국부펀드 고객들이 미국의 투자 환경에 대해 "정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