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공룡 오비랍토르가 새처럼 자신의 체온만으로 알을 품는 대신, 태양열과 지열 등 외부 열원을 함께 활용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만 국립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생태 및 진화 프론티어스'에 발표했다고 과학 전문매체 IFL사이언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오비랍토르의 부화 방식을 규명하기 위해 실물 크기의 '오비랍토르 부화기' 모형을 제작했다.
연구팀은 나무, 폴리스티렌, 천을 이용해 오비랍토르의 몸통 모형을 만들었다. 또한 실제 화석과 유사하게 레진으로 인공 알을 제작해 둥지 안에 고리 형태로 배치했다. 이는 실제 오비랍토르 둥지 화석에서 발견된 형태를 재현한 것이다.
연구진이 열 패드와 센서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추운 환경에서는 어미 공룡이 알을 품어도 알들의 온도가 최대 6도까지 차이가 났다. 반면 따뜻한 환경에서는 온도 차이가 0.6도로 줄었다. 큰 온도 차이는 알이 서로 다른 시기에 부화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특히 고리 형태의 알 배치는 어미 공룡이 모든 알과 동시에 접촉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했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오비랍토르가 자신의 체온뿐만 아니라 태양열이나 땅의 열을 부화에 적극적으로 활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양추루이 박사는 "몸집이 큰 공룡이 거북처럼 태양이나 흙의 열을 이용해 알을 부화시켰을 것"이라며 "오비랍토르의 둥지는 개방된 형태였기 때문에 흙의 열보다 태양열이 훨씬 더 중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양 박사는 "현대의 새가 알을 부화시키는 데 '더 나은' 방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오비랍토르와 오늘날의 새는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부화 방식을 가졌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