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실제로는 반대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공격 중단을 수차례 요청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와 정기적으로 교류하는 버나드 하이켈 프린스턴대 교수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왕세자가 이란 공격을 지지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하이켈 교수는 "지난 2~3년간 이 문제에 대해 왕세자와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며 "그는 이란과의 전쟁은 물론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도 원치 않는다고 매우 명확하고 단호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왕세자가 이란 공격을 지지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이켈 교수에 따르면 왕세자는 이란이 단거리 미사일로 사우디의 석유 시설, 담수화 플랜트 등 핵심 기반 시설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특히 인구 700만~800만명이 거주하는 리야드 같은 대도시의 물 공급이 끊길 수 있다는 점을 실존적 위협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가장 큰 우려는 이란 정권의 약화가 아닌 '붕괴' 그 자체라고 하이켈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이란이 붕괴해 내전 상태가 되면 그 혼란이 이웃 국가인 사우디로 번질 것"이라며 "이는 사우디에 재앙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란과 1000km 떨어진 이스라엘은 이란의 혼란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아 사우디와 근본적으로 입장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다만 하이켈 교수는 이란이 사우디를 공격할 경우, 왕세자가 자국민에게 방어 능력을 보여주고 억지력을 회복하기 위해 반격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경우 사우디 공군이 전쟁에 참여하며 확전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켈 교수는 이란의 미래에 대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는 현 체제가 살아남아 더욱 강경해지는 것, 둘째는 체제는 유지되되 미국과 타협 가능한 온건 지도부로 교체되는 것, 셋째는 체제 붕괴 후 내전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는 이란 체제가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어 첫 번째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 이후의 시나리오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만 제거하면 이란이 즉각 타협에 나설 것으로 오판했다"며 "전혀 계획되지 않은 전쟁"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