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RBA)이 이란 분쟁 격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RBA는 17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85%에서 4.10%로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올해 들어 두 번째 금리 인상이다. 이번 결정은 9명의 이사 중 5명이 인상에 찬성하는 등 의견이 나뉜 가운데 이뤄졌다.

RBA는 성명에서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목표치를 웃돌 가능성이 크고,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포함한 상방 리스크가 더 커졌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기준금리 목표치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했다"고 밝혔다.

중동 분쟁은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글로벌 교역 차질을 유발하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재검토를 압박하고 있다. 이란과 오만 사이의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올해 들어 65% 급등해 지난주 배럴당 103.14달러를 기록했다.

호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 다수는 원유와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 충격에 취약하다. 호주의 물가상승률은 이미 중앙은행 목표 범위(2~3%)를 넘어선 3.8%에 달했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지난주 "호주 경제는 이미 인플레이션 문제를 안고 있었으며, 중동 사태로 인해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존 사이먼 전 RBA 경제분석부문장은 연간 물가상승률이 5.0%에 육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주 정부는 유가 급등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비상 비축유를 방출하고 일시적으로 연료 환경 기준을 낮추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번 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캐나다 중앙은행을 시작으로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