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RBA)이 이란 전쟁 확산에 따른 에너지 비용 상승과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9개월 만에 2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RBA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85%에서 4.1%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2023년 중반 이후 첫 2회 연속 금리 인상이다. 통화정책위원 9명 중 5명이 인상에, 4명이 동결에 표를 던졌다.
RBA는 성명에서 "중동의 상황 전개는 매우 불확실하지만, 광범위한 시나리오에 걸쳐 전 세계와 호주의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목표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고, 기대 인플레이션을 포함한 상승 위험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이란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전 세계 물가 상승 위험을 키우는 가운데 나왔다. 페르시아만과 국제 시장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차질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호주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최근 물가 상승률이 4.5%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RBA가 지난 2월 제시한 올해 물가 상승률 정점 전망치인 4.2%를 웃도는 수치다.
RBA는 2~3% 범위의 물가안정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와 주택 비용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재개되고 노동 시장도 여전히 견조해 물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RBA가 오는 5월에도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가 4.3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지난해 단행했던 금리 인하분(0.75%포인트)을 모두 되돌리게 된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호주는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호주 달러는 주요 10개국 통화 중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