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선박 보호를 위한 일본의 파병을 압박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기자들에게 "미국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파병 요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먼저 상황을 조속히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 등을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보호를 위한 선박 파견을 재차 촉구한 데 대한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원유 수입의 95%를 해당 해협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일본은 이번 주 예정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백악관 방문을 앞두고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가 파병의 법적 함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해상 기동부대' 구성에 대한 일본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평화헌법에 따른 법적 제약과 부정적인 여론이 큰 부담이다. 아사히 신문이 주말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2%가 이란과의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4일 의회에 출석해 "일본 관련 선박과 선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물론 일본 법률의 범위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본은 과거에도 중동 분쟁에 제한적으로 개입한 전례가 있다. 1991년 걸프전이 끝난 뒤에야 페르시아만에 소해정 6척을 파견했다. 2019년에도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자 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선박과 항공기를 보냈지만, 미국 주도 연합체에는 불참하고 활동 범위를 제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