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에이치디씨(HDC)그룹 회장이 동생과 외삼촌 일가가 지배하는 계열사 20곳을 고의로 누락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정몽규 회장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친족 소유 회사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에 따르면 누락된 회사는 연도별로 17~19개에 달하며, 중복을 제외하면 총 20개사다. 이들 회사의 자산총액은 2024년 기준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일부 회사는 최장 19년간 계열사 명단에서 빠져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누락된 회사는 정 회장의 동생 일가가 지배하는 인트란스해운 등 8개사와 외삼촌 일가가 지배하는 에스제이지홀딩스 등 12개사다. 공정위는 정 회장이 가까운 친족 회사들의 존재를 모를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정 회장의 고의성을 입증할 정황이 충분하다고 봤다. HDC 내부에서 친족회사가 계열편입 요건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정 회장에게 보고까지 했으나, 정 회장은 이를 시정하지 않고 허위 자료를 계속 제출했다는 것이다.
또한 공정위 조사 직후 정 회장의 매제가 17년간 맡아온 HDC 계열사 임원직에서 갑자기 사임한 점도 증거로 제시됐다. 이는 누락 회사와 HDC그룹 간의 연관성을 숨기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이들 회사는 계열사에서 제외되면서 사익편취 규제나 공시 의무 등 대기업집단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를 회피해왔다. 이로 인해 장기간 규제 공백 상태가 발생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시책의 근간이 되는 지정제도의 중요성을 경시한 행위"라며 "앞으로도 지정자료 허위 제출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