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미국·이스라엘과의 분쟁 속에서 반정부 봉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자국민을 상대로 대대적인 탄압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외국 세력과 협력한 혐의로 용의자들을 체포하고 잠재적 시위대를 사살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내부 반대 세력에 대한 새로운 단속을 시작했다.
아흐마드-레자 라단 이란 경찰청장은 국영 TV를 통해 전쟁 시작 이후 최소 50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제 언론이나 적군에 정보를 공유해 공격 목표 식별을 도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체포된 이들 중 다수는 공습 현장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구금됐다. 이란 국영 언론은 왕정주의자로 의심되는 11명이 경찰에 저항하다 사살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운동가뉴스통신(HRANA)에 따르면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을 축하했다는 혐의로 한 어머니와 10대 아들이 구금되기도 했다. 하메네이는 전쟁 초반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무장한 남성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무기를 과시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사복 차림에 얼굴을 가린 채 테헤란 등 주요 도시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차량을 수색 중이다.
이란 보안 당국은 TV 방송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시위 시 사살' 명령이 내려졌다고 공공연히 위협하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최근 시민들에게 '1월 8일보다 더 강력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이란 당국은 전쟁 시작과 함께 도입된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독립 감시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인터넷 연결은 더욱 제한된 상태이며, 당국은 공식 제한을 우회하는 스타링크 단말기 사용자도 추적하고 있다.
사남 바킬 채텀하우스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국장은 "이란 정권은 어떤 종류의 반대나 대중 동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보내고 있다"며 "내부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 사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탄압은 이란 정부 전복을 목표로 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공습 작전으로 이란 내부 보안군이 타격을 입는 가운데 이뤄졌다. 테헤란 거리에서는 일반 경찰의 모습이 거의 사라져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