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석유 봉쇄로 경제 위기에 빠진 쿠바를 어떤 형태로든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말해 내가 쿠바를 해방시키든, 차지하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쿠바는 현재 매우 약화된 국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과 쿠바가 대화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지난 14일 양국이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쿠바는 미국의 에너지 봉쇄 조치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쿠바 에너지광업부에 따르면 이날 국가 전력망의 '완전한 장애'로 섬 전체가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주쿠바 미국 대사관은 전력 복구 시점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전했다.

카를로스 페르난데스 데 코시오 쿠바 외무차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미국 정부 관리들은 모든 쿠바 가정이 겪는 피해에 매우 행복해할 것"이라며 정전 사태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악화하는 상황 속에 지난 14일 밤에는 모론 지역에서 시위대가 공산당 지역 본부에 불을 지르는 등 이례적인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은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공산 혁명 이후 적대 관계인 쿠바를 압박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쿠바행을 차단했다. 쿠바는 국가 수요의 약 40%에 해당하는 석유만 자체 생산하며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해왔다.

주요 석유 공급국이던 베네수엘라는 지난 1월 3일 당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된 이후 공급을 중단했다. 또 다른 공급국인 멕시코 역시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으로 쿠바에 대한 석유 수송을 멈췄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축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쿠바에 꽤 빨리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면서도 "쿠바에 앞서 이란을 먼저 다룰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