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이오밍주가 경제 혼란에 대비해 1000만달러(약 144억원)가 넘는 금괴를 매입해 비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와이오밍주는 지난해 통과된 '와이오밍 골드법'에 따라 지난 12월 약 1000만달러를 들여 금 2312트로이온스를 사들였다. 이는 스마트폰 크기의 골드바 약 72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법안은 연방 정부 부채 증가, 인플레이션, 달러 약세 등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책으로 주 투자 포트폴리오에 귀금속을 포함하도록 의무화했다. 법안을 주도한 밥 아이드 공화당 주 상원의원은 "주권 부채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입한 금은 현재 가치가 약 1160만달러(약 167억원)로 상승했으며, 와이오밍주 캐스퍼 외곽의 옛 신문사 건물에 있는 민간 금고에 보관 중이다. 금고 운영사에 따르면 이 금고는 기반암에 고정돼 있으며 삼엄한 경비 아래 운영된다.

와이오밍주 외에도 다른 주에서도 귀금속 투자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유타주는 2024년 비상 자금의 최대 10%인 1억4000만달러(약 2016억원) 상당의 귀금속을 매입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테네시주와 웨스트버지니아주 등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공화당)는 금의 가격 변동성과 주의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에 대한 의회의 개입 등을 이유로 들며 법안에 서명하지 않았다. 그는 금이 "가치 저장 수단일 뿐 투자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스티브 행크 존스홉킨스대 경제학 교수는 WSJ에 "달러가 대체될 것이라는 생각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며 이러한 정책이 비현실적인 재앙에 대한 두려움에 기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만 광업 유산이 깊은 주들이 먼저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덧붙였다.

와이오밍주가 매입한 금은 120억달러(약 17조2800억원) 규모의 주 광물 신탁 기금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커트 마이어 주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현명한 대비책"이라며 향후 금 보유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