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챗봇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사업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한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는 여러 분야로 확장하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코딩과 기업용 서비스 등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피지 시모 오픈AI 애플리케이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사 회의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모 CEO는 회의에서 "곁가지 사업에 한눈을 팔다가 이 순간을 놓칠 수는 없다"며 "우리는 생산성, 특히 기업 부문 생산성을 확실히 장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경영진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사업 분야를 검토 중이며, 수주 내 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공지할 예정이다.

이번 전략 수정은 경쟁사 앤트로픽의 급부상에 따른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앤트로픽은 기업용 AI 시장에 집중해 '클로드 코드', '코워크' 등의 서비스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시모 CEO는 앤트로픽의 성공이 회사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오픈AI는 지난해 영상 생성 AI '소라', 웹 브라우저 '아틀라스', 신규 하드웨어 기기 등 다양한 신제품을 발표하며 전방위적 확장에 나섰다. WSJ의 모회사인 뉴스코프는 오픈AI와 콘텐츠 라이선스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현직 직원들은 이 같은 '문어발식' 접근이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회사의 전략적 방향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WSJ에 전했다. 한정된 컴퓨팅 자원이 여러 팀에 분산되면서 비효율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오픈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소라 독립 앱은 출시 초기 앱스토어 1위를 기록했으나 이후 사용량이 정체됐다. 회사는 현재 소라의 영상 생성 기능을 챗GPT 메인 앱에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앤트로픽은 이미지나 영상 생성 AI를 피하고 기업 및 코딩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두 자리를 굳혔다. 특히 지난해 가을 출시된 클로드 코드 최신 버전은 많은 개발자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오픈AI는 최근 전문 작업에 특화된 'GPT-5.4' 모델과 새로운 코덱스 앱을 출시하며 반격에 나섰다. 시모 CEO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을 통해 코덱스의 주간 활성 사용자가 연초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난 200만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시모 CEO는 전사 회의에서 "우리는 '코드 레드'(최고 비상경계 태세)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회사 내부의 긴박한 분위기를 전했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모두 연내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두 회사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