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일부 선박을 선별적으로 허용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키스탄 국적의 원유 운반선 '카라치'호가 전날 위치를 공개하며 해협을 통과했다. 이는 이란 국적이 아닌 선박으로는 처음이다.
해운 분석가들은 이란이 협상을 통해 일부 비이란 유조선의 안전 통항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미니 셸리 '이란 핵 반대 연합' 선임연구원은 "해당 선박이 국제 수역이 아닌 이란 영해를 따라 항해했다"며 "이는 이란 정권의 승인을 받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페르시아만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유조선 통과가 확인되면서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주말 동안에는 인도 유조선 2척이 이란과의 협의 후 해협을 통과했다. 이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통화 이후 이뤄진 조치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총 17척의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했으며, 이 중 7척은 이란 국적선이다. 일부 선박은 목적지를 '중국 선주' 등으로 표기한 뒤 통과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의 전체 통행량은 전쟁 이전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선박 중개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주 하루 평균 통과 선박은 5척으로, 전쟁 전 125척에 비해 급감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이달 들어 중동 걸프 해역에서 상업용 선박에 대한 공격이 20여건 발생했으며, 대부분 유조선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잭 케네디 S&P 중동 국가위험 책임자는 "선박에 대한 위험 인식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