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전쟁으로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아시아 증시가 상승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호주, 홍콩의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국제유가가 나흘 만에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5% 이상 하락했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소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배럴당 94달러 선에 머물렀다.
유가 하락은 뉴욕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기술주 주도로 2월 이후 최고의 날을 기록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2027년 말까지 인공지능(AI) 칩으로 최소 1조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뒤 1.7% 상승했다.
유가 안정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미국 국채 가격은 상승(금리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6bp(1bp=0.01%포인트) 내린 4.22%를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는 한 달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동맹국들의 협력을 재차 촉구한 점도 투자 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주요국들이 공급 차질에 대응해 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BNY의 밥 새비지 시장 전략 책임자는 "이란과의 전쟁이 계속되면서 유가와 호르무즈 해협 관련 뉴스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번 주 관심사는 중앙은행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헤쳐나갈지"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한 달가량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노무라자산운용의 이시구로 히데유키 수석 전략가는 "미중 정상회담 연기는 이란과의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은행(BOE),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란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