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추론에 특화된 차세대 서버를 공개하며 AI 컴퓨팅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GTC 콘퍼런스에서 AI 추론을 위한 신규 서버 '엔비디아 그록 3 LPX 랙'을 발표했다.

이 신규 서버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서버 72개와 스타트업 그록(Groq)이 개발한 '언어처리장치(LPU)' 256개를 결합한 시스템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2월 그록의 핵심 경영진을 200억달러(약 28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 라이선스 계약으로 인수한 바 있다.

황 CEO는 "이것이 AI의 미래"라며 "AI 공장을 구동하는 추론 작업에 최적화됐다"고 강조했다. 이 시스템은 초당 7억개의 토큰을 처리할 수 있으며, 이는 엔비디아의 이전 세대 GPU인 '호퍼'보다 350배 빠른 속도다.

황 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블랙웰'과 '루빈' 칩 판매로 2027년 말까지 1조달러(약 1440조원)의 매출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6년 말까지 5000억달러를 판매하겠다는 기존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AI 모델 훈련에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장악해왔다. 그러나 최근 AI 기업들이 수익화에 나서면서 훈련보다 추론에 특화된 칩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엔비디아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기업 연합 구성과 함께 '디지털 트윈' 사업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도 발표했다. 또한 영국 클라우드 스타트업 엔스케일(Nscale)은 이 신규 서버를 활용해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 1.35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사업 부문에서는 현대차와 닛산, 중국의 지리자동차, 인도의 BYD 등 4개사를 로보택시 컴퓨팅 시스템의 새로운 파트너로 추가했다. 황 CEO는 이들 자동차 제조사가 엔비디아 칩과 시뮬레이션 모델을 사용해 자율주행 공유 차량 수를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발표 막바지에는 엔비디아와 딥마인드, 디즈니가 협력해 개발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로봇 '올라프'가 무대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