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이유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연기를 중국 측에 요청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그는 2주여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방문을 "한 달 정도" 늦추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고 싶지만, 전쟁 때문에 이곳에 있고 싶다"며 "지금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은 매우 간단한 문제"라고 연기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 연기 요청은 미국이 이란과의 분쟁으로 인한 여파에 대응하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이는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 혼란에 대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한 "매우 작은 대가"라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FT와의 인터뷰에서 3월 31일로 예정된 방중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방중 전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할지 결정하기를 원한다고 시사했다.

그러나 스콧 베슨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회담 연기는 군함 파견 요청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베슨트 장관은 "대통령이 전쟁 노력을 조율하기 위해 워싱턴에 머물기를 원한다"며 "이런 시기에 해외 순방은 최적이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베슨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파리에서 이틀간 회담을 마친 뒤 나왔다. 정상회담이 연기되면서 올해 하반기로 예상됐던 시 주석의 미국 답방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이번 사안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