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해 이란과 그 동맹인 헤즈볼라를 상대로 한 새로운 전선을 열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 작전을 개시했으며 장기전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수백 발의 로켓과 드론을 발사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은 이번 작전이 가자지구에서 진행된 작전과 유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헤즈볼라의 위협이 제거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레바논 주민들이 해당 지역으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영토 일부를 무기한 점령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레바논 지상전으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시리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이어 전례 없이 많은 전선에 군사력을 투입하게 됐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주변국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왔다.
이에 따라 예비군 위주의 이스라엘군이 다수 전선에서 장기전을 수행할 역량이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텔아비브 국립안보연구소(INSS)의 오페르 구테르만 선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여러 전선에서 작전을 유지할 수 있지만, 전술적 성과를 전략적 변화로 연결하지 못하는 등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란다 슬림 중동 프로그램 국장은 "지상전이나 공습 모두 토착 무장단체를 패퇴시키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스라엘은 1982년부터 레바논에서 헤즈볼라를 상대로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2024년 11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사살한 뒤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주 헤즈볼라가 200발 이상의 로켓을 발사하며 이전 평가보다 군사 역량을 회복했음을 보여줬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에서는 이미 8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약 100만명의 피난민이 발생했다고 레바논 보건부와 유엔(UN)이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베이루트 도심 호텔과 해변 등 헤즈볼라 영향권 밖의 민간인 밀집 지역에도 가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프랑스의 중재로 레바논과 이스라엘 간 직접 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외교적 노력도 진행 중이다. WSJ은 레바논 내부에서는 자국이 아닌 이란을 위해 헤즈볼라가 전쟁에 나섰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