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홍해 항로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해상 운임이 다시 오르고 있다.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었던 아시아 컨테이너 선사들의 실적 반등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 운임 지표인 드류리 세계컨테이너운임지수(WCI)는 3월 12일 마감 기준 40피트 컨테이너당 212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8.4% 상승한 수치로, 약 두 달 만에 2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중국 OOCL, 대만 에버그린 등 아시아 주요 선사들은 공급 과잉 문제로 운임이 하락하며 실적이 급감했다. 하지만 홍해 사태가 이어지며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폐쇄는 컨테이너 운항 차질과 대체 항구의 혼잡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는 운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컨테이너선보다 유조선 통행 비중이 높지만, 분쟁 확산 시 파급 효과가 우려된다.

씨티그룹 역시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목표 달성 후 분쟁이 완화된다는 전제하에 올해 중반까지 현물 운임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OOCL은 "지정학적 상황 변화가 예측 불가능한 파급 효과를 낳고 있어 시장 동향을 정확히 예측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양밍해운도 "복잡한 환적 절차가 운영상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코스코해운과 대만 에버그린 등 아시아 선사들은 머스크, 하팍로이드 등 글로벌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중동행 예약을 중단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아시아 선사들이 유럽 경쟁사들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케네스 로 분석가는 "아시아 선사들의 원가 경쟁력과 공격적인 규모 확대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의 수출 회복세도 이들 업체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화물 예약 플랫폼 프레이토스 그룹의 유다 레빈 리서치 총괄은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며 아직 초기 홍해 위기만큼의 큰 파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분쟁 장기화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리 A. 클라스코우 분석가는 "해협 봉쇄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결국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