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걸프 아랍 국가들이 이란의 군사적 위협을 완전히 제거해달라고 미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3명의 걸프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당초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반대했으나, 이란의 위협이 계속되자 입장 선회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입장 변화는 이란이 최근 걸프 6개국의 공항, 항만, 석유 시설 등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을 방해한 데 따른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통로다.

한 걸프 소식통은 로이터에 "이란의 군사적 능력을 완전히 무력화하지 않으면 이 지역은 지속적인 위협 아래 놓일 것"이라고 밝혔다. 압둘아지즈 사게르 걸프연구소장 역시 "이란이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그들은 이제 적"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미국은 걸프 국가들에게 이스라엘과 함께 대이란 군사 작전에 동참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 작전의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내 지지를 얻기 위해 동맹국의 참여를 원하고 있다고 5명의 외교관이 전했다.

미 백악관은 "이란의 무기 발사 및 생산 능력을 파괴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파트너들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걸프 국가들은 미국의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미국 주도 전쟁에 휘말릴 경우 이란의 직접적인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UAE)는 공식적으로 "분쟁이나 긴장 고조에 휘말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파와즈 게르게스 런던정경대 교수는 "걸프 국가들은 이란의 즉각적인 위협과 미국 주도 전쟁에 휘말릴 더 큰 위험 사이에서 전략적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