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사모크레딧 시장의 불안이 아시아로 확산하며 고액자산가들의 환매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과 싱가포르의 프라이빗 뱅커들은 최근 1조8000억달러 규모의 사모크레딧 시장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감을 진화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은 보유 상품의 환매 가능 여부를 묻는 등 긴급 문의를 쏟아내고 있다.

이번 사태는 미국과 유럽에서 사모 대출로 자금을 조달한 일부 기업들이 부실화되며 촉발됐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급부상으로 압박을 받는 소프트웨어 부문에 노출된 미국 사모크레딧 펀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환매 요구가 급증했다.

이에 블랙록, 블랙스톤, 블루아울캐피털 등이 운용하는 펀드에서 자금 인출이 이어졌다. 모건스탠리와 클리프워터는 허용치를 넘어서는 환매 요청이 들어오자 인출을 제한했으며, JP모건체이스도 일부 사모크레딧 펀드에 대한 대출을 축소했다.

불안감이 아시아로 번지자 블루아울, 블랙스톤, KKR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투자자들을 위한 행사를 열며 진화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블랙스톤이 일부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화상회의를 열고 문제가 된 소프트웨어 자산 노출이 경쟁사 대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아시아 규제 당국도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시중 프라이빗 뱅크들이 판매하는 사모크레딧 펀드의 규모와 위험 노출도를 파악하기 위해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증권투자위원회(ASIC) 역시 지난해부터 사모 시장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아시아 투자자들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과거 금융위기 당시 손실을 본 경험 때문이다. 2023년 크레디트스위스 사태 당시 신종자본증권(AT1) 상각 사태와 2008년 리먼브러더스 미니본드 파산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시장 및 소프트웨어 기업 관련 상품 비중을 줄이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 뿐, 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하지는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