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법원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추진해온 백신 정책 변경안의 핵심 내용에 제동을 걸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보스턴 연방지방법원의 브라이언 머피 판사는 미국소아과학회(AAP) 등 의료 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보건 당국이 케네디 장관의 의제를 이행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행동했으며, 해당 변경안이 예방접종률을 낮춰 공중보건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의료계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번 판결로 아동에게 정기적으로 권장되는 예방접종 횟수를 줄이려던 케네디 장관의 계획 등 주요 정책이 중단됐다. 케네디 장관은 그간 백신 정책 전반에 대한 개편을 추진해왔다.

의료계는 이번 판결을 일제히 환영했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 변호인 리처드 휴스는 "공중보건과 증거 기반 의학, 법치주의를 위한 중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앤드류 라신 미국소아과학회 회장은 "어린이와 지역사회, 소아과 의사 모두에게 역사적이고 환영할 만한 결과"라며 "과학에 기반한 예방접종 권고안 개발 과정이 존중돼야 함을 보여준 중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전직 보건 당국자들도 목소리를 냈다. 데메트르 다스칼라키스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장은 "개인적, 정치적 이득을 추구하는 '보건 독재자'에 의해 좌우되는 변덕스러운 백신 정책을 막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뎁 하우리 전 CDC 최고 의료 책임자는 "행정부가 최고 수준의 과학과 투명성이라는 기준에 따라 책임을 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