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의 유력한 차기 당수 후보인 앤절라 레이너 전 부총리가 금융 투자자들을 만나 재정 건전성을 약속하며 '좌클릭' 우려 불식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레이너 전 부총리는 이달 프랑스 은행 BNP파리바가 주최한 화상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노동당이 집권하더라도 공약을 준수할 것이며, 지출 확대를 위한 무분별한 차입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행보는 키어 스타머 현 총리가 오는 5월 지방선거에서 부진할 경우 총리직에서 물러나고, 레이너 전 부총리 등 좌파 성향의 인물이 총리가 될 수 있다는 금융가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펀치 태번스의 설립자인 휴 오스먼드는 최근 레이너나 앤디 버넘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이 이끄는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 영국은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투자자는 FT에 "레이너가 공약 준수의 중요성을 확고히 강조했다"며 "그가 성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전했다. 다른 투자자는 "그가 언젠가 당권에 도전할 경우를 대비해 사전 작업을 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레이너 전 부총리는 당내에서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의 강경한 재정 규칙과 버넘 시장의 완화된 입장 사이에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은 최근 몇 년간 부채 발행 증가로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은 차입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그는 과거 복지 지출 삭감 계획에 반대해 내각 반란을 주도하고,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친노동자 개혁안인 '고용권리법'을 설계하는 등 좌파적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그의 측근들은 그가 급진적인 좌파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레이너의 한 측근은 "그는 수년간 투자자 및 재계와 교류해 온 숙련된 정치인"이라며 "친노동자, 친기업 정책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BNP파리바는 이번 간담회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