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민자 보호 중단 정책이 연방대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주의적 위기 국가 출신 이민자들의 법적 보호를 중단하려는 시도의 적법성을 심리하기로 했다.
이번 심리는 행정부가 아이티와 시리아를 '임시보호지위(TPS)' 프로그램에서 제외하려는 조치에 대한 소송이다. TPS는 본국이 무력 분쟁, 자연재해, 전염병 등을 겪는 경우 미국 내 체류 중인 해당 국가 출신 이민자에게 합법적인 취업을 허가하고 추방을 유예하는 제도다.
대법원은 오는 4월 마지막 주에 변론을 심리하며, 판결은 여름까지 나올 전망이다. 이번 판결은 아이티와 시리아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TPS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다른 11개국 출신 이민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TPS는 1990년 의회에서 제정됐다.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했을 당시 17개국 출신 130만명이 이 프로그램의 보호를 받고 있었으나, 행정부는 이들 대부분에 대한 보호 조치를 종료하려 했다.
이에 이민자 단체들은 소송을 제기했고, 하급심 판결은 엇갈렸다. 일부 법원은 아프가니스탄, 온두라스 등에 대한 보호 중단을 허용했지만, 다른 법원들은 아이티, 시리아, 미얀마에 대한 조치를 막았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행정부의 TPS 폐지 결정에 대해 사법부가 심사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다. 행정부는 국토안보부(DHS) 장관의 재량 사항이라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반면 이민자 측은 행정부의 결정 과정이 절차적 요건을 준수했는지 법원이 검토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아이티는 2010년 대지진 이후, 시리아는 2012년 내전 발발 이후 TPS 대상국으로 지정됐다. 현재 TPS 보호를 받는 이민자는 아이티 출신 30만명 이상, 시리아 출신 약 6000명이다.
이민자 측 변호인단은 대법원에 제출한 서면에서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은 의료 등 미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시리아 출신 중에는 의사, 기자, 교사 등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행정부 측은 "이들에 대한 보호를 계속 연장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반하며, 두 국가의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