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공산 정권이 극심한 경제난 타개를 위해 미국 내 쿠바인들에게 투자 문호를 개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스카르 페레스-올리바 프라가 쿠바 부총리는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라울 카스트로 전 공산당 총서기의 조카인 그는 "미국에 거주하는 쿠바인 및 그 후손들과 유연한 상업적 관계를 맺는 데 열려 있다"고 말했다.
프라가 부총리는 부동산부터 관광, 사회기반시설에 이르기까지 쿠바 경제의 여러 부문을 활성화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또한 미국 기업과의 관계 개선에도 개방적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쿠바 정부의 태도와는 상반된 것이다. 미국 내 쿠바인 사회는 역사적으로 공화당과 연대하며 쿠바에 대한 제재 강화를 지지해 온 강력한 집단이다.
현재 쿠바에 대한 강력한 석유 봉쇄 조치를 시행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쿠바 정부가 붕괴 직전이며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전날 기자들에게 "쿠바에 꽤 빨리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미 쿠바인들의 대규모 자본 유입이 이뤄지려면 미국의 대쿠바 제재 해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법무법인 애커먼의 쿠바 전문가 매튜 아호는 "미국의 규정과 제재는 바뀌지 않았다"며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지적했다.
현행 쿠바 법에 따르면 재미 쿠바인들은 쿠바에 재정착해야만 투자가 가능하다. 쿠바 정부는 과거 정치적 통제력 상실을 우려해 이들의 투자를 제한해왔다.
하지만 경제 붕괴 상황에 직면하면서 투자와 경화 확보가 절실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아메리칸 대학교의 쿠바 전문가 윌리엄 리오그란데는 "현재 쿠바의 열악한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섬에 대한 정서적 애착이 있는 사람들만이 기꺼이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쿠바는 미국의 압박 속에서 민간 기업의 연료 수입 및 유통을 허용하는 등 일부 경제 개혁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16일에는 연료 부족과 노후 발전소 문제로 국가 전력망 전체가 붕괴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쿠바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미국 내 강경파 쿠바인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카를로스 히메네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 정권 하에서 쿠바에 투자하는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