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동맹국들의 군사적 지원을 압박하고 있으나, 독일을 비롯한 주요 동맹국들이 이를 거부하며 균열이 심화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은 트럼프 행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공동 작전 참여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일본과 호주 역시 함정 파견에 나설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강력한 미 해군도 해내지 못하는 일을 유럽의 소수 호위함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며, 우리가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동안 "호르무즈 해협 개방 노력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을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돕지 않으면 "동맹의 미래에 매우 나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란은 자국의 승인 없이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해왔다. 전쟁 발발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대부분 봉쇄된 상태다.
영국과 프랑스는 가능한 조치를 검토 중이지만, 교전이 중단되기 전에는 어떠한 행동에도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우리는 더 큰 전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란 대통령과 통화 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의 자유는 가능한 한 빨리 복원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었으나 현 상황을 바꾸지는 않기로 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아무도 이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킹스칼리지 런던의 안드레아스 크리그 부교수는 WSJ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력을 이용해 동맹국들을 압박하는 상호의존성을 무기화하려 했다"며 "이 수단이 남용되면서 세계가 워싱턴으로부터 가능한 한 멀어지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