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부동산 업계가 27조원 규모의 재산세 폭탄을 둘러싸고 이를 책정한 세무평가관 교체에 나서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시카고가 포함된 쿡카운티에서는 오는 17일 민주당 예비선거를 앞두고 현직 세무평가관인 프리츠 케기와 부동산 업계의 지지를 받는 팻 하인스가 맞붙는다. 세무평가관은 학군, 카운티, 시 정부 등이 부과하는 세금의 기준이 되는 부동산 가치를 결정하는 직책이다.
시카고 상공회의소와 호텔·건설업계 관련 정치활동위원회(PAC) 등은 지난 6개월간 케기 현 평가관의 낙선을 위해 140만달러(약 20억원)의 정치자금을 쏟아부었다. 반면 케기 평가관은 약 150만달러(약 22억원)를 대부분 자비로 충당하며 선거에 임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190억달러(약 27조3600억원)에 달하는 재산세 부과 방식을 둘러싼 힘겨루기 양상을 띤다. 부동산 업계는 예측 불가능한 세금 때문에 신규 건설이 위축되고 임대료가 급등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쿡카운티 재무관에 따르면 2024년 주택 재산세는 6.3% 올랐으며, 시카고 일부 지역에서는 중간값 기준 30% 이상 급등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코스타에 따르면 지난 2월 시카고의 평균 임대료는 전년 대비 3% 상승해 미국 중서부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에서도 샌프란시스코, 노퍽, 새너제이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치다.
마이클 글래서 맥젤런 프로퍼티스 대표는 "투자자들이 가진 한 가지 큰 장애물은 예측 가능성"이라며 "투자를 정당화하려면 세금이 얼마나 될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8년 취임한 케기 평가관은 저소득 주택 소유자에게 불리하고 상업용 부동산에 유리했던 과거 관행을 바로잡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들은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려는 평가관을 보고 과거 방식으로 되돌릴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이는 '대가성 특혜' 문화를 이 사무실로 다시 가져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케기 밑에서 일했던 하인스 후보는 "시장이 예측 가능한 속도로 움직이는 반면, 3년 만에 가치가 두 배로 뛰는 일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런 변동성은 사업 계획을 세우기 어렵게 만들어 팬데믹 이후의 회복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시카고의 예측 불가능한 세금 체계는 기관 투자자 유치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앨런 레브 벨그라비아 그룹 회장은 "다른 고세율 도시들과 달리 시카고는 세금 예측이 더 어렵다"며 "이로 인해 프로젝트 자금 조달이 힘들어지면서 공급이 제약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