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 맞서 해외에 거주하는 자국민의 투자를 허용하는 등 경제 개방 조치에 나선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타니에리스 디에게스 라 오 워싱턴 주재 쿠바 대사관 부대표는 이같이 밝히며 조만간 세부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기존의 사회·문화·과학 분야 교류를 넘어 경제 분야로 해외 동포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다.
쿠바의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제재 강화로 경제난이 심화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지난 1월 쿠바에 대한 거의 전면적인 연료 봉쇄 조치를 단행했고, 이로 인해 쿠바는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쿠바는 국토의 3분의 2에서 정전 사태를 겪었으며, 지난 15일에는 국가 전력망이 완전히 붕괴되기도 했다. 디에게스 부대표는 전력 부족으로 수만 건의 수술이 연기되고 임산부와 투석 환자들이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UN) 역시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제재가 쿠바의 병원, 공중 보건, 식수 및 식량 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모든 국가에 경제적 강압 조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디에게스 부대표는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번 경제 개방 조치가 공산당 일당 체제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 대한 봉쇄가 수백 명의 정치범 석방과 시위대 탄압 중단 등 정치적 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쿠바 모론시에서는 주민들이 공산당 사무실에 불을 지르는 등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미국과 쿠바 관리들이 양국 간 이견 해소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만났다고 처음으로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