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미국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를 되살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란 전쟁이 에너지 및 금융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 위험이 다시 커지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와 물가 급등이 동시에 발생하는 이례적인 경제 현상이다.
현재 우려는 이란 사태로 인한 고유가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공포에 기반한다. 에너지 비용 상승이 지속되면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는 동시에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의 주된 원인이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공급망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의 대표적 사례는 1970년대 미국에서 발생했다. 당시 아랍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금수 조치로 유가가 급등하며 미국 경제는 극심한 물가 상승과 실업률 증가를 겪었다. 당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더한 '고통지수'는 1980년 22%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1970년대 수준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살 구아티에리 BMO 캐피털 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전쟁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동시에 투자자와 기업 신뢰도를 뒤흔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정책적 딜레마에 빠뜨린다. 고용 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지, 혹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유지할지를 두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유가 급등과 같은 공급 충격이 "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란 분쟁이 물가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