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왕이 자국의 식민지배 시절 자행된 학대를 이례적으로 인정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은 마드리드 고고학 박물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식민지배의 과오를 언급했다. 스페인 왕실이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한 적은 없다.

펠리페 6세는 "스페인 식민법은 보호를 원했지만, 실제로는 의도대로 되지 않았고 많은 학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16~18세기 스페인은 중남미를 포함한 광대한 식민지를 건설하며 원주민을 상대로 강제노동과 폭력을 자행했다.

그는 이어 "현대의 기준으로 보면 분명 자랑스러울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지나친 도덕적 판단 없이 맥락 속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문에는 키리노 오르다스 주스페인 멕시코 대사가 동행했다.

스페인과 멕시코는 식민지배 유산을 두고 외교적 갈등을 겪어왔다. 2019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당시 멕시코 대통령은 스페인 정부와 교황에게 원주민에 대한 사과를 공식 요구했다.

5년 뒤 후임자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펠리페 6세가 사과를 거부하자 자신의 취임식에 국왕을 초청하지 않았다. 이에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용납할 수 없는 무례"라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