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에 대응해 거론되는 자율 기뢰제거(소해) 드론이 뚜렷한 한계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해 드론은 기뢰밭에서 인명 피해 없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드론을 통제하는 모함(母艦)은 이란의 대함 미사일 사정권에 근접해야 하는 위험에 노출된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에너지 가격 상승을 유발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현재 미군이 이란 해군의 기뢰 부설함을 폭격하고 있으나, 실제 기뢰가 부설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우리가 아는 한 모든 기뢰 부설함을 타격했다"면서도 "이란이 다른 종류의 선박에 기뢰를 실어 투하할 수 있으며, 실제 투하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자율 소해 드론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우리의 소해 시스템은 이미 그 지역에 있다"며 드론 대응 역량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드론들은 배터리 수명이 제한적이다. 또 관제사와 지속적인 교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데이터 전송을 위해 모함으로 복귀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란의 기뢰 부설 여부를 두고도 미국과 영국은 시각차를 보였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이란이 폭발물을 설치하고 있다는 점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고 했다. 반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퇴역 미 해군 장교인 벤 시펄리는 "기뢰전의 어려운 점은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기뢰밭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뢰 수는 사실상 0개"라고 지적했다. 기뢰가 존재할 수 있다는 위협만으로도 해협 통과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1980년대 '탱커 전쟁' 당시 이란은 미 항공모함 전단이 있는 상황에서도 비밀리에 소규모 기뢰밭을 조성해 유조선에 피해를 준 전례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40km에 불과해 기뢰로 쉽게 봉쇄될 수 있다. 미 국방정보국(DIA)은 2019년 보고서에서 이란이 수천 개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으며, 선박이나 소형 잠수정 등으로 부설할 수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