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판 트럼프'로 불리는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이 취임 직후 국경 장벽 건설에 착수하고 감세 및 규제 완화 정책을 동시에 추진한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스트 대통령은 이날 북부 국경 지역인 차카유타를 방문해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한 장벽 건설 시작을 감독했다. 칠레군은 차량 이동을 막기 위해 3m 깊이의 참호를 파고, 여기서 나온 흙으로 최대 5m 높이의 장벽을 세울 계획이다.

카스트 대통령은 아리카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법 이민, 마약 밀매, 조직범죄에 맞서 국경을 폐쇄하기로 명확하고 구체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칠레가 국가의 모든 힘과 법의 모든 힘으로 그들에게 맞설 것임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카스트 행정부는 국경 강화와 함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안도 추진한다. 남부 화재 피해 지역 재건을 지원하는 포괄적인 '국가재건법안'에 기업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 조항을 포함했다.

해당 법안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법인세율을 기존 27%에서 23%로 낮추고, 65세 이상 시민의 재산세를 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카스트 대통령의 핵심 선거 공약이었던 고용 보조금 도입과 관료주의 축소 방안도 포함됐다.

지난 11일 취임한 카스트 대통령은 1990년 칠레 민주화 이후 가장 우파 성향의 대통령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발언으로 "국경을 넘어 범죄를 저지르는 적들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강경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높은 편이다. 여론조사기관 카뎀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카스트 대통령의 지지율은 57%로, 2010년 이후 취임 첫 주 지지율로는 가장 높았다. 응답자의 80%는 국경 계획 시행에 동의했다.

다만 야당 의원인 로레나 프리스 등 비판론자들은 1000km에 달하는 국경선을 고려할 때 물리적 장벽이 실효성보다 상징성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의회에서 여당 연합이 과반 의석에 미치지 못해 법안 통과를 위한 협상이 중요할 것이라고 이타우은행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