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이 신임 정부의 국방 예산 삭감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가 이끄는 체코 정부는 지난주 2026년 국방 예산을 1548억크라운(약 72억8000만달러)으로 삭감하는 예산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1.73%에 해당하는 규모다.

파벨 대통령은 이날 알레나 실레로바 재무장관과의 회동에서 이 같은 결정을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에 따르면 안보 위협이 커지는 시기에 국방비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전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고위 관료 출신인 파벨 대통령은 이전에도 국방비 지출 문제로 동맹국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반면 정부는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레로바 장관은 대통령이 국방비 증액을 원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기존 계획을 옹호했다. 바비시 총리 역시 보건 등 다른 분야에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체코 정부는 도로 건설 사업 등 나토 기준에 맞지 않을 수 있는 항목을 포함해 국방비 지출이 GDP의 2.1%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비시 총리는 지난주 "체코는 나토의 GDP 2% 지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비판도 이어졌다. 매튜 휘태커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주 체코 하원의 예산안 승인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모든 동맹국이 제 몫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은 국방비 증액 압박을 받고 있다. 회원국들은 지난해 향후 10년간 GDP의 3.5%와 기타 국방 관련 투자 1.5%를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바비시 총리는 체코가 이 새로운 목표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