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지 2주 이상 지나면서 페르시아만에서 원유, 가스 등을 수출하는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교통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이란의 신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는 지렛대는 계속 사용되어야 한다"고 밝히며 해협 봉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란은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겨냥해왔다.

호르무즈 해협 운항 중단 사태로 걸프 지역 산유국들의 원유 저장 탱크가 가득 차면서 생산량을 줄이자, 전쟁 시작 이후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북쪽의 이란과 남쪽의 아랍에미리트(UAE)·오만 사이에 위치하며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잇는 길이 약 161km의 해상 수송로다.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은 34km에 불과하다.

이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25%를 담당하는 핵심 통로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이란, 쿠웨이트, 카타르, UAE 등이 모두 이곳을 통해 원유를 수출하며 대부분 아시아로 향한다.

또한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했으며, 대부분 카타르산이다. 에너지 외에도 비료 등 농산물과 알루미늄 수출의 길목이기도 하다.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으로 유조선을 공격하거나 기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이란이 이미 기뢰 부설을 시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은 이란의 기뢰 부설 선박 30여척을 파괴하거나 손상시켰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한 해군 호위를 검토 중이며, 중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등 동맹국에 해협 봉쇄 해제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동맹국들은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일부 물량을 우회시키고 있다. UAE 역시 오만만으로 통하는 파이프라인을 이용할 수 있지만, 두 경로 모두 예멘 후티 반군이나 드론 공격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등은 해상 수출을 위한 다른 경로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