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주에서 학교 운동장 등 교육 시설을 개방하라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주말이나 휴일에 경고 없이 학교 부지에 들어온 사람을 형사 처벌하는 법안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하와이주 상원을 통과한 '상원 법안 2611'은 주말이나 휴일에 학교 부지에 무단으로 들어온 사람에게 사전 경고 없이도 최대 1년의 징역형이나 2000달러(약 288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안은 현재 하원 심의를 앞두고 있다. 현행법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 사이의 야간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학교 관리자나 경찰의 사전 경고를 받은 경우에만 무단 침입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이번 입법 추진은 공원 시설이 부족한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학교 운동장과 놀이터를 개방해달라는 학부모와 지역 지도자들의 지속적인 요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학부모 마야 차일드레스 씨는 "아이들을 안전하고 통제된 환경에서 놀게 하려는 것일 뿐"이라며 법안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반면 학교 측은 기물 파손, 노숙 문제, 비위생적인 환경 등을 이유로 처벌 강화를 지지하고 있다. 카이무키 고등학교의 로렐라이 아이워히 교장은 주의회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서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직원들이 엄청난 기물 파손과 생물학적 위험 요소를 처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학교 시설 개방을 확대하려던 법안들은 지난달 주 상·하원 교육위원회에서 모두 부결됐다. 공공 이용을 지지하는 트리시 라 치카 하원의원은 학교의 안전 우려를 해소하면서도 지역 사회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절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학교 시설 개방이 오히려 지역 사회의 주인의식을 높여 기물 파손을 줄일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과거 호놀룰루시와 교육부가 협력해 학교 시설에서 무료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파일럿 프로그램 당시에는 기물 파손 사례가 보고되지 않은 바 있다.

하지만 교육 당국은 2023년 나나이카포노 초등학교 놀이터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 등을 언급하며, 시설 개방이 막대한 수리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시 소우키 교육부 부교육감은 "학교가 공원을 관리하는 것과 같아진다"며 난색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