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젭바운드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계속 복용하는 중에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 복용자 일부는 약물 투여를 중단하지 않았음에도 식욕이 돌아오고 체중이 늘어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통상 치료 시작 후 9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체중이 정체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약효 감소 때문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파티마 스탠포드 하버드 의대 교수는 WSJ에 "비만은 생물학적으로 방어되는 만성 재발성 질환"이라며 "체중이 줄면 신체는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보상 기제를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GLP-1 약물이 이 신호를 약화시키지만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아만다 벨라스케스 시더스-사이나이 체중관리센터장은 "신체가 약물 효과에 대응하려는 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비만을 오래 앓았거나 감량 폭이 클수록 신체의 저항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위고비 주사로 1년 반 만에 약 27kg을 감량했던 신디 다울링(69) 씨는 약물 복용을 계속했음에도 1년 만에 체중이 약 4.5kg 다시 늘었다. 그는 매달 약 72만원(500달러)의 약값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늘자 "일시적인 해결책이었던 것 같다"며 좌절감을 토로했다.
이 경우 전문가들은 약물 복용을 중단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스탠포드 교수는 "약물 중단은 추가적인 체중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대신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량을 늘리고, 다른 약물을 추가하거나 고용량의 다른 GLP-1 약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위고비 제조사 노보노디스크는 임상시험에서 치료 시작 약 60주 후에 체중이 정체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기존 2.4밀리그램보다 용량을 높인 7.2밀리그램 위고비 주사에 대한 규제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장기적으로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일부 의사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감량했던 체중 전체가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