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지정학적 위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채권 투자자들이 단기 국채로 몰리는 등 위험 회피 성향을 보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과의 전쟁으로 시장에 새로운 위험이 발생하자 채권 투자자들은 방어적인 태세로 전환했다. 이들은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단기 미국 국채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시장은 오는 18일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는 FOMC가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 범위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준은 이란과의 전쟁이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정학적 긴장과 끈질긴 인플레이션, 노동시장 약화 조짐이 겹치면서 연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이로 인해 일부 투자자들은 분쟁 전개와 중앙은행의 대응이 명확해질 때까지 장기 채권 투자를 피하고 있다.
트웬티포에셋매니지먼트의 대니 자이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더 신중한 포지션을 취하며 채권 시장의 위험한 부분을 피해왔다"며 "금리 변동성은 계속 높을 것이며 분쟁이 명확해질 때까지 중립 듀레이션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의 최신 국채 고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활동적인 고객들은 현재 2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순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금리 위험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3월 들어 2년물 국채 금리는 31bp(1bp=0.01%포인트) 급등해 2024년 10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유가 상승의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다.
반면 이란과의 전쟁이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 경우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돼 연준이 연말에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46% 급등하며 2020년 5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허틀 캘러핸의 브래드 콘거 최고투자책임자는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상승이 소비자 지출을 줄이는 수요 파괴로 이어지는 임계점이 있다"며 "국채는 전쟁의 장단기와 무관하게 경기 둔화에 대한 헤지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이번 주 회의에서 수정 경제전망과 점도표(dot plot)를 공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이란과의 분쟁이 계속되는 만큼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존 지침을 크게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