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무인기(드론) 공습을 벌이면서 MQ-9 '리퍼' 드론 10여 대의 손실을 감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군은 최근 2주간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명령에 따라 MQ-9 리퍼 드론을 투입해 이란 내 군사 목표물 수백 곳을 타격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주 후반까지 이란의 미사일 공격 등으로 약 12대의 MQ-9 드론이 공중 또는 지상에서 파괴됐다. 1대는 걸프 동맹국에 의해 오인 격추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이러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저지하기 위해 한 번에 10대 이상의 MQ-9 드론을 이란 상공에 동시 투입하는 등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작전에서 MQ-9은 기존에 사용하던 헬파이어 미사일보다 사거리가 긴 250파운드(약 113kg)급 소구경 정밀유도폭탄(SDB)을 장착해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됐다. 이를 통해 이란 영토 깊숙한 곳의 목표물까지 타격할 수 있게 됐다고 WSJ은 보도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MQ-9의 작전 세부 사항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으나,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공습 영상 대부분이 리퍼 드론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미 랜드연구소의 케이틀린 리 기술정책 국장은 "드론이 격추 위험이 있는 공역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명백해졌다"며 "MQ-9을 지속적인 정찰과 표적 식별에 사용하는 것은 완벽하게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활약이 리퍼의 '마지막 불꽃'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공군은 2020년 리퍼의 마지막 발주를 마쳤고, 제작사 제너럴 아토믹스는 지난해 생산 라인을 폐쇄했다. 이 드론의 마지막 구매 가격은 4대 일괄 구매 시 대당 약 1600만달러(약 230억원)였다.
비판론자들은 리퍼가 스텔스 기능이 없고 비행 속도가 느려 중국과 같은 첨단 방공망을 갖춘 적을 상대로는 생존성이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해왔다. 윌 로퍼 전 공군 고위 관리는 2020년 "최첨단 전투 환경에서는 쉽게 격추될 것"이라며 생산 중단을 제안한 바 있다.
반면 리퍼는 고성능 카메라와 센서를 갖췄고, 한 번 주유로 최대 20시간까지 체공하며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기다렸다가 타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제트 전투기보다 소음이 적고 민간인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소형 폭탄 운용도 가능하다.
미 국방부는 리퍼가 취약하다는 이유로 퇴역시키고 절감된 예산을 차세대 항공기 개발에 투입하려 했다. 그러나 최근 이란과의 분쟁에서 실전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하면서 리퍼의 효용성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