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맨델슨 전 영국 장관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유착 문제로 자신이 설립한 회사가 파산하기 직전, 보유 지분을 매각해 21억원이 넘는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맨델슨 전 장관이 자문사 '글로벌 카운슬'이 파산하기 직전 자신의 지분을 매각해 총 150만파운드(약 21억6000만원) 이상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맨델슨은 회사가 파산하기 불과 며칠 전인 지난 2월 6일, 잔여 지분을 25만파운드(약 3억6000만원)에 매각했다. 그는 2024년에도 지인 등에게 지분을 팔아 130만~140만파운드를 이미 손에 쥔 상태였다.

글로벌 카운슬은 맨델슨과 엡스타인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자 바클레이스, 보다폰 등 주요 고객사들이 등을 돌리면서 지난 2월 19일 결국 파산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레베카 파크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맨델슨의 잔여 지분을 매입했지만, 파산을 막지는 못했다. 이로 인해 맨델슨을 제외한 다른 동료 주주들의 지분은 휴지 조각이 됐고, 직원 120명은 일자리를 잃었다.

한 소식통은 FT에 "그가 망가뜨린 사업체에서 돈을 받은 유일한 사람은 맨델슨"이라며 "품위가 있다면 그 돈을 그의 친구인 엡스타인의 희생자들에게 기부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맨델슨은 지난해 9월 엡스타인과의 관계로 인해 주미 영국 대사직에서 해임됐다. 그는 지난 2월 23일 직권남용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맨델슨 측은 범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맨델슨 측 변호인과 파크 전 CEO는 FT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