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타델 증권이 미국 국채에 대한 약세 전망을 철회했다. 유가 급등발 인플레이션 위험은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세계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은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타델 증권의 프랭크 플라이트 거시 전략가는 미국 국채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중립'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플라이트 전략가는 이란과의 분쟁이 장기화하거나 혹은 조기에 종결되는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단기 국채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분쟁 장기화 시 원유 수송 차질이 경제 성장 둔화 우려를 키워 안전자산인 단기 국채 수요를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분쟁이 완화될 경우, 시장 참여자들이 전쟁 발발 이후 취했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금리 인상 베팅을 철회하면서 채권 금리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플라이트 전략가는 고객 메모에서 "현재 가치 평가에서 미국 채권 공매도에 더 이상 베팅할 이유가 많지 않다"며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의 양극단 가능성이 비대칭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타델의 입장 변화는 분쟁이 세계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을 우려하며 채권 매도세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나왔다. 이날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2bp(1bp=0.01%포인트) 하락한 약 3.70%를 기록했다.

시타델은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기 전부터 견조한 성장세, 관세, 정부 지출 등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위험을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회사는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은 유지했다.

플라이트 전략가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에 머물지 않고, 긴장이 완화되면 70달러로 하락하거나 공급 차질이 악화하면 150달러로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단기채 대비 장기채 금리 상승폭 확대)에 대비하는 것이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최고의 보호막'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