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기한 14조원대 명예훼손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미국 법원에 요청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BC는 이날 플로리다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해당 다큐멘터리가 미국에서 방영된 적이 없어 법원에 재판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BBC는 소송의 발단이 된 다큐멘터리는 런던에서 제작됐으며, 미국에서는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이플레이어(iPlayer)나 브릿박스(BritBox) 등을 통해 공개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BBC 대변인은 "문제의 다큐멘터리는 플로리다주는 물론 미국 어디에서도 방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BBC는 이번 소송이 언론의 자유에 미칠 '위축 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BBC는 법원 제출 서류에서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주목받는 인물 중 한 명"이라며 "이번 소송의 위축 효과는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BBC를 상대로 100억달러(약 14조4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024년 10월 BBC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파노라마'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그가 의사당 폭동을 직접 촉구한 것처럼 묘사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BBC는 편집상의 '판단 착오'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했으며, 팀 데이비 BBC 사장과 데버러 터너스 보도국장이 스캔들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BBC는 이번 서류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이 다큐멘터리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나 BBC가 악의를 갖고 보도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