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미국 셰일 기업들이 주식 매각을 통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월 들어 현재까지 미국 상장 석유·가스 생산업체들은 주식 매각으로 35억달러(약 5조40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2019년 9월 이후 6년여 만에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유가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에너지 기업 주식으로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수송로가 막히고 중동 지역 에너지 기반 시설이 타격을 입으며 공급 불안이 커졌다. 이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에너지 지수는 올해 들어 약 29% 급등하며 다른 모든 업종을 압도하는 성과를 냈다.

롭 스토우 바클레이즈 미주 주식자본시장(ECM) 대표는 "투자자들이 시장 전체에서 자금을 빼기보다 부문 간 자본을 이동시키고 있다"며 "이란 사태에 대응해 자금을 옮긴다면 에너지와 방위산업이 자연스러운 투자처"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주 퍼미언 분지의 석유 생산업체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는 대주주 지분 매각으로 19억달러(약 2조7360억원)를 확보했다. 그 전주에는 바이퍼 에너지의 지분을 팔아 약 8억달러(약 1조1520억원)를 현금화했다.

코스모스 에너지, 노던 오일 앤 가스 등 다른 셰일 기업들도 잇따라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조달한 자금을 부채 상환이나 향후 생산 확대를 위한 유연성 확보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우 대표는 "에너지주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이 유지된다면 탐사·생산(E&P) 부문에서 더 많은 주식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