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정부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 차관을 활용한 드론 방어 시스템 구축을 강행한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자금 지원 거부 결정과 무관하게 드론 방어망 구축 계획을 추진할 방침이다.
마그달레나 소프코비아크-차르네츠카 폴란드 정부 EU 기금 담당관은 FT에 "대통령의 결정이 폴란드 정부와 EU 집행위원회 사이의 관계에 어떤 변화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단지 이 자금을 폴란드 시스템 내로 들여올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친EU 성향의 폴란드 정부는 대통령 승인이 필요 없는 기존 군 기금으로 EU 자금을 우회 투입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유럽의 재무장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EU로부터 1500억유로(약 216조원) 규모의 차관을 배정받은 최대 수혜국이다. 이번 계획에 투입될 자금은 총 440억유로(약 63조3600억원)에 달한다.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선급금으로 65억유로(약 9조3600억원)를 폴란드에 지급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는 이 자금으로 35억유로(약 5조400억원) 규모의 드론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른 군수 산업 프로젝트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갈등은 투스크 총리와 유럽회의주의 성향의 나브로츠키 대통령 간의 오랜 정치적 대립에서 비롯됐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EU 차관이 폴란드 국가 안보에 대한 EU의 개입을 허용하고 상환 부담이 크다고 주장하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반면 투스크 총리는 "러시아가 이웃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애국자처럼 행동할 기회를 놓쳤다"고 비판했다. 이번 드론 방어망 구축은 지난해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한 사건을 계기로 추진됐다.
'산'(San)으로 알려진 이 드론 방어 시스템은 폴란드-노르웨이 컨소시엄이 개발을 맡았다. 소프코비아크-차르네츠카 담당관은 "산은 유럽 모든 국가가 찾고 있는 프로젝트"라며 다른 EU 국가로의 수출 가능성도 시사했다.
